[이 달의 지역 감시] 부산 엑스포 유치 추진

 
우리 정부 및 부산광역시가 추진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는 최종 실패로 판가름이 났습니다. 부산광역시는 엑스포를 추진하느라 얼마나 예산을 사용했을까요? 실패로 판가름이 났지만 많은 시민들은 지자체가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을 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예산의 흐름을 보면 부산광역시가 무엇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달의 지역감시에서는 긴급하게 부산광역시가 엑스포 추진을 위해 지출한 예산 내역 일부를 살펴보았습니다.
 

무엇을 확인하면 되나?

자치단체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매일의 지출 내역을 재정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산광역시가 2030 엑스포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출한 내역 또한 부산광역시 홈페이지의 재정정보공개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바로 여기 👉 https://www.busan.go.kr/expstatus). 
 
해당 페이지에 접속해서 세부사업명에 엑스포를 검색하면 2030 부산엑스포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엑셀파일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살펴보니, 부산광역시는 2020년부터 2023년 11월 현재까지 총 330억 정도의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 중 74%를 2023년에 지출했는데요, 바로 어제 투표가 있던 만큼 올해 유치 추진활동을 집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재정정보공개 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정보는 부산광역시 2030엑스포 추진단 등에서 지출한 내역입니다. 회계년도를 변경해가면서 확인해보니 2020년부터 관련 내역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계목별로 살펴보면 84%를 사무관리비로 지출하였는데요, 사무관리비의 대부분은 홍보를 위한 지출입니다. 해외 출장비라고 할 수 있는 국외업무여비와 민간인국외여비는 3% 수준입니다. 따라서 사업개요의 홍보성 비용을 별도로 분류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사업개요 홍보 키워드 기준).
 
 

 
홍보성 비용을 살펴보면 홍보물품 제작(포스터, 홍보기념품, 네임택, 키링, 우산, 리유즈어블 백 등), 홍보를 위한 회의 간담회, 언론사 광고(코리아 중앙데일리, SBS비디오머그, 한국일보, 서울경제, 부산일보, 조선일보, TV조선, MBN, 채널A 등), 홍보대사 위촉, 홍보영상 제작 등입니다. 이 중 눈에 띄는 언론 및 방송 매체 관련 홍보비(관련 사무 및 회의비 등 포함)만 25억(언론 매체 약 5억, 방송 매체 20억)에 달합니다. 그런데 해외 방송 및 언론 매체 홍보비는 5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볼 때 국내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은 다소 의외입니다(사업개요 방송/언론 키워드 기준). 
 

 
그 다음으로 출장/초청비용 내역입니다. 출장/초청 비용은 전체 지출액 대비 3% 수준이지만 무려 10억에 달합니다. 2022년에 4.5억원, 2023년에 5.3억원을 지출했습니다. 파리, 나이로비, 스리랑카, 오사카, 브뤼셀, 두바이, 튀니지, 뉴욕, 피지 등을 다녀왔습니다. 언제 누가가서 어떤 결과가 있는지는 별도로 파악해야 해 세부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를 해둔 상태입니다. 
 

 
유치 실패로 끝난 2030 부산 엑스포 지출 내역을 간단히 살펴보니 어떠신가요? 국제 메가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지만, 오히려 국내홍보에 더 열을 올린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세부 지출내역

 

그런데! 과연 지출 비용이 위에서 살펴본 정도가 전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산감시의 기초는 흩어져 있는 지출 내역을 모아내는 것입니다. 2030 엑스포 추진을 위해 부산광역시 단체장 및 부단체장이 지출한 업무추진비, 부산광역시 의회에서 지출한 관련 비용은 별도로 확인해 봐야 합니다(만약 정부부처까지 확대해 본다면, 대통령실, 총리실 등 유관 부처까지도 살펴야 합니다). 업무추진비의 경우 시청과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으니, 2020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앞서 살펴본 내용은 추진단에서 지출한 내역이므로, 다른 부서에서 지출한 내역도 살펴야 합니다. 재정정보공개페이지에서 사업개요란에 "엑스포"라고 검색하면, 추진단 이외 부서에서 유치 기원을 위한 불꽃놀이 행사로 지출한 내역이 확인됩니다. 즉, 교묘하게 다른 부서로 흩어서 지출하는 비용까지 모두 모아야 제대로된 지출내역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부산광역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해두었으니, 결과가 나오는대로 순차적으로 분석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