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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 달의 예산감시] 순세계잉여금

by 예산감시전국네트워크 2023. 10. 22.

순세계잉여금! 너무 말이 어렵지만, 자주 듣게 됩니다. 지자체 마다 순세계잉여금이 엄청 많다더라, 지자체의 여유자금이라고 하더라 라는 이야기 종종 들으셨을 듯 합니다. 이번에는 순세계잉여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를 높여보도록 하겠습니다. 

 

순세계잉여금이란? 

지방재정실무(2022)

순세계잉여금은 잉여금 중 법정잉여금, 이월금(명시/사고/계속), 국도비 사용 잔액을 공제한 금액입니다. 쉽게 말하면, 실제 세입액에서 당해지출하고 남은 잉여금 중 차후년 이월금과 반납금을 빼고 계정 상 순수하게 남은 돈입니다. 이를 지출 측면에서 살펴보면 편성된 세출예산에서 집행액과 이월액과 반납액을 감한 불용액이 순세계잉여금으로 처리됩니다. 

 

이해 1.  순세계잉여금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순세계잉여금 발생내역은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된 결산서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총괄 현황은 결산서의 “순세계잉여금 발생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고, 사업별 내역은 일반회계의 경우 “부서성과 및 사업별 조서”, 특별회계의 경우 세입세출결산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보기(순세계잉여금 발생내역, 회계년도 2022 기준 전북도청)

 
순세계잉여금은 크게 초과세입과 집행잔액으로 구성됩니다. 즉, 예상보다 세금을 더 많이 걷은 경우와 예상보다 더 적게 돈을 쓴 경우입니다. 이 중 집행잔액은 보조금정산액, 예산절감액, 계획변경등 집행사유 미발생, 예비비, 지출잔액, 낙찰액으로 구분해 집계합니다. 
 
👇더보기(사업별 순세계잉여금 발생내역, 회계년도 2022 기준 전북도청)

 

오해1.  순세계잉여금은 남은 돈이므로 여유자금이다!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입니다. 순세계잉여금 구성 내역에는 작년 예비비 집행잔액도 있습니다. 예비비는 예측하지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해 세출의 1% 내외로 편성할 수 있습니다. 예측불가능성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이를 여유자금으로 판단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순세계잉여금을 단순히 여유자금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한 면이 있습니다. 절반의 진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해 2 . 순세계잉여금은 세입항목이자 자주재원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언제든 쓰기 위해 별도로 묶어둔 세출 항목이 아닙니다. 예산 총계주의 원칙(발생한 모든 세입은 한 데 모아 세출에 편성)에 따라 세입에 계상된 순세계잉여금은 모두 세출로 편성됩니다. 순세계잉여금 중 얼마가 세출의 어떤 사업에 배분되었다고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세입을 한데 모아 세출에 편성하기 때문이죠. 
 
다만 자주재원입니다. 따라서 순세계잉여금으로 확보된 세입은 지자체의 역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투입될 수 있는 재정 여력의 일부가 됩니다. 순세계잉여금 자체가 특정 역점 사업에 얼마가 편성되었다고는 딱 꼬집긴 어렵지만, 의지대로 쓸 수 있는 자주재원이 된다는 점에서 발생한 순세계잉여금 금액만큼 자주재원을 어떤 사업에 편성했는지, 연속적으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해2. 순세계잉여금은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순세계잉여금이 자주재원이라는 이유로 언제든 필요에 따라 편성할 수 있다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순세계잉여금에도 용처가 제한된 측면이 있습니다. 본예산 편성 이후 중앙정부의 매칭사업에 따른 국고보조금이 교부될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매칭의 재원은 자주재원에서 나옵니다. 즉, 순세계잉여금 중 일부는 중앙정부의 돌발적 사업에 대응하고, 일부는 법적 한도가 있는 예비비로 편성된다는 점에서 자주재원이지만 운용에 제한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세계잉여금 어떻게 볼 것인가? 

순세계잉여금을 둘러싸고 중앙정부는 여유자금으로 분류하고, 지방정부는 돌발성에 대비한 예비자금으로 봅니다. 관점에 따라서 한 끗 차이긴 하지만 마냥 여유자금으로 보기에는 운용의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순세계잉여금의 총액 얼마인지보다 더 중요한 건(그것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순세계잉여금이 어떻게 발생했느냐입니다.  세입 측면에서는 지자체가 세입의 변수인 부동산 경기, 주민의 경제활동 등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 세입예측의 오차를 줄이는지, 세출측면에서는  어떤 사업에서 지출 잔액이 발생했는지, 왜 사업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즉, 이월과 불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더 필요합니다. 
 
이것을 건너 뛴 순세계잉여금 비판은 자칫 지방정부의 재정운용의 합리성과 건전성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밥그릇 싸움(혹은 남탓하기)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최근 중앙저부의 급격한 세출감소가 큰 문제인데, 그 자체도 문제이긴하지만 지자체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지자체의 여유자금을 확인하고 싶다면, 지출잔액 발생 사업에 대해서 꼼꼼히 살피는 것과 함께 특정 목적을 위해 예산을 확보해 두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기금의 운용내역을 살피는 것이 좀 더 지방재정의 합리성과 건전성을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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