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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 달의 대구감시] 차량운행일지

by 예산감시전국네트워크 2023. 9. 24.

지난 7월 수해로 전국이 난리가 났을 때 대구광역시장이 주말 골프를 쳤다는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바 있습니다. 당시 대구광역시장은 기자의 "주말 관용차량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라는 질문에 "내 차 있습니다. 어떻게 그걸 갖다가 꼭 권위주의 시대정신으로 그런식으로 그런 질문을 하세요?"라고 다소 거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예산감시전국네트워크는 대구광역시장의 발언을 검증하기 위해 차량운행일지를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차량운행일지란?

<공용차량 관리규정> 제3조, 제4조제1항, 제10조제1항에 따르면, 각급 행정기관이 관리·운영하는 모든 차량은 용도에 따라 승용[전용 (專用) 및 업무용]ᆞ승합용ᆞ화물용 및 특수용으로 구분하며, 각급 행정기관의 장은 업무 용 승용 차량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업무용 승용 차량을 관리하는 부서를 지정하여 집중적으로 관리하여야 합니다. 차량운행일지는 공용차량 관리규정 별지 제3호 서식으로, 이 양식에 따라 자치단체는 차량번호, 운전원, 사용일, 사용자, 용무, 목적지, 경유지, 운행시간, 운행거리, 유류수령, 결재 등의 항목을 기록해야 합니다.

 

👇👇👇 차량운행일지 서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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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차량 관리 매뉴얼

 

차량운행일지 공개를 '사실상' 거부한 대구광역시장

재난대비가 요구되는 집중호우 시기 주말 골프에 관용차량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대구광역시장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관련 보도가 빗발치던 2023년 7월 17일 시장의 차량운행일지를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결과는 사실상 비공개였습니다. 

 

👇👇👇 정보공개 결정문 보기

 

대구광역시의 공개결정 통지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차량운행일지와 하이패스이용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했는데, 엉뚱한 주간일정표를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짜장면을 주문했는데, 짬뽕을 준 격입니다. 

 

또 하나는, 행정심판을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다른 일정 혹은 같은 일정에 대한 차량운행일지를 이미 비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운행일지가 비공개 사유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미뤄볼 때, 관용차량을 업무에 이용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대구광역시는 시장 및 부시장이 이용한 차량 외의 관용차량일지는 공개한 바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과도한 비공개라 할 수 있습니다. 

 

관용차량일지(대구).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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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말 골프논란이 있었던 7월 15일(토) 시장 비서실 직원 2명은 주말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시간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이 골프를 치던 시간에 비서실 직원이 주말 근무를 했는지, 골프를 친 시간 이후에 주말 근무를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전자라면 시장은 골프를 치고 직원은 주말 근무를 한 셈입니다. 집중 호우라는 비상상황임을 고려하면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출장현황(대구).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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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대구광역시장은 엉뚱한 정보를 공개하거나, 비공개한 후 행정심판 혹은 행정소송이 벌어진 뒤 관련 정보공개청구를 비공개하는 방식으로 정보공개제도를 무력화해 국민의 알권리를 교묘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됩니다. 

 

대안 없을까요?

공무 차량의 사적유용 논란은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그런데 차량운행일지 하나도 제대로 공개하고 있지 않아, 검증이 어렵습니다. 정보를 비공개하면 행정심판 제기 등 다소 지난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이런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서, 단체장 업무용 차량에 소속단체명을 도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체장, 부단체장에게 배정되지 않은 다른 업무용 차량에는 자치단체의 공무용 차량임이 도색되어 있습니다. 단체장이 엉뚱한 짓을 하는지 원천 차단하는 것은 더 많은 시민이 감시의 눈을 사방에서 치켜 뜨는 것입니다.

 

의전과 품위라는 매우 부적절한 반론이 있기도 한데요. 한 지역의 집행부 수장이 소속 자치단체명을 부끄러워할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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